너무 늦게 글을 쓰는 건 아닐까란 걱정이 먼저 든다. 그러나 이번에 들었던 세바시 강연은 내가 들어왔던 세바시중 나의 비젼과 가장 일치하고, 임팩트가 있었던 강연이었기에 늦었어도 그 느낀 점을 남겨보고자 한다.

강연은 여섯분이서 진행하셨으며 그 중에서는 내가 읽었던 오늘의 세계적 가치의 저자 브라이언 파머 교수님도 계셨다. 윤리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책으로써 꼭 만나뵙고 싶었던 분이었기에 더욱더 집중해서 들었다.(다른 분들의 강연도 매우 의미있게 들었다.)

8월 강연의 주제는 save yourself로 세계에서 나 자신을 지키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졌다. 분명 주제는 자기 자신을 지키는 법이었지만, 여섯 명의 연사의 이야기는 더 깊은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었다. 바로 '공생'이다. 이 사회는 나 자신만 잘 살아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투성이고, 우리는 구성원 모두가 믿고 신뢰하고,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공생이 바탕이 되어야 아프지 않는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파머 교수님은 이를 영웅(hero)라 말했고, 누어 사이드 기자님은 오늘도 아파하는 이들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 했으며, 안나 수쿠마 강사님은 다른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결국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은 우리 사회를 지키는 것과 같으며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선 다른 이들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 결국 스타트업을 통해 내가 추구하는 비젼과 일치한다. 스타트업을 통해 이 사회에 가치를 만들어 내고, 그러한 가치로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더 이상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아니 우리 인류는 끊임 없이 공생을 통해 역사를 일궈왔다. 서로가 협력하고 도와주면서 문명이 발전해온 것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공생의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공생의 방법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파머 교수님이 말씀했듯이 희생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어야 우리 자신도 타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할 수 있다. 물질적 가치도 마찬가지다. 내 배를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쌓은 물질적 가치는 오래 가지 못할 뿐더러 많이 모을 수 가 없다. 결국 다른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주며 함께 쌓아겠다라는 목적을 갖는 순간, 물질적 가치는 저절로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물질적 가치가 아닌, 공생의 가치를 두고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같이 했을 때, 더 많은 가치를 쌓아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그 긴 시간을 혼자만의 생존을 위해 쏟아붙는다. 그리고 결국 너무나 늦은 시간에 깨달아 버리게 된다. 우리의 삶은 이러한 주기를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빨리 깨달아서 실천해야 한다. 우리의 시간을 지키고, 더 나은 사회를 빨리 당겨오기 위해서 말이다.

영웅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의 가치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가치도 소중하며, 가치의 공존을 위해 더 성장하는 사람이 영웅이다. 결국, 함께 살아가는 것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인 것이다.

비단 오늘 세바시의 강연은 공생의 가치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부지원사업 실패 이후 꿈에 대한 불꽃이 사그라들고 있던 나에게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반근섭 점장님의 인생에 대한 열정은, 고작 한 번의 실패로 좌절하고 있던 나에게 일침이 되었고, 금수저나 흙수저나 자기 자신의 출발선은 본인이 결정한다는 말에 크게 놀랐다. 분명 대학도 가지않고 여의치 않는 가정환경에 자신의 출발선은 뒤에, 흙수저라고 말했던 반근섭 점장님은,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 몸에 좋은 것들을 많이 먹어 감기한 번 걸리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어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회의 출발선은 자기 자신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것이다. 15분 남짓한 시간에 미친듯이 달리는, 타인의 경험을 자신만의 색깔로 바꿔낼 수 있도록 죽을 듯이 노력한 반근섭 점장님께 배울 것이 정말 많았다.

이규원 양에게는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에 시선에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는 것. 초등학생이 심플하지만 깊은 메세지를 당돌하게 펼칠 수 있다는 것에 또 놀랐다. 순수한 언어로 풀어낸 메세지는 다른 언어보다 더 강렬한 힘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경험에서 나온 메세지를 진솔하게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규원 양이 했던 우리 자신으로 당당히 서 있는 것, 앞으로 나의 길도 그렇게 당당하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은 사회를 향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세바시가 던져주고자 했던 메세지는 그것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더 늦기전에 깨달아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가슴뛰는 일을 할 수 있도록말이다.

(그리고 강연 시작하기전에 분명 플래쉬 꺼달라고 했었는데 중간중간에 플래쉬가 계속 터진다. 영상도 중요하지만, 강연을 듣는 사람들의 집중에도 큰 문제가 된다. 정말 강연이 시작하기전 한번만 꼭 확인 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내가 받은 생일 선물중, 나의 가치를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선물을 받은 것에 감사한다.)

Posted by 타올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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