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1 신목중에서 대학생 전공 멘토링을 진행했다. 2개의 반에서 50분 정도 중학생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풀기보다, 스타트업에 뛰어들기 위해 쌓아온 것들, 학교 밖에서 배워오면서 느낀 것들을 함께 공유를 했다.
학교 밖에서 배워온 것들을 풀어 냈을 때, 나는 많이 놀랐다. 수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빈약한 대한민국 진로 교육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지금의 대학생들이 진로 선택에 있어 계속 해왔던 실수를 반복해서 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이들은 독서를 강제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 도서관에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나마 공부하는 공간에서만 이용하고, 대부분 국어 수행평가를 하기위해 책을 빌려가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물론 이렇게라도 책을 읽는다면, 단기적인 성과는 잘 나올 수 있다. 수행평가로 책을 읽고, 독서토론대회에 입상하기 위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새, 배우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닌 대학에 가기위해 책을 읽게 되버렸다. 이러한 습관으로 책을 읽은 학생들이 훗날, 대학교, 아니 고등학교에만 가더라도 다시 책을 읽게 될까? 난 확신한다. 강제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길러진 습관은 목적 달성이후에는 해야할 필요성을 못느끼게 된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인사이트를 쌓아야할 20대에 이들은 결국 책을 읽지 않게 될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읽었던 책은, 이들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심어줄 수 밖에 없다. 책은 우리가 평생 모셔야할 스승과 같은 존재이다. 결국, 독서의 중요성을 강제적으로 깨워줄려하다보니,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경험을 망치고, 본질적인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차원에서 책을 권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책을 자발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부터가 중요한 시점이다.
신목중은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가장 달아오른 목동에 위치해 있다. 여기 학교에서는 공부를 못하는 애가 다른 학교에가면 상위권에 랭크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내가 학생들에게 계속 물어본 것은 '왜'하는가 이었다. 그 어떤 학생도 자신이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해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렇다. 이들은 단순히 공부를 남에게 등 떠밀려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중요하지 않은 채, 단순히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돈 많이 벌 수 있는 직업과 연계된 학과, 나의 이력서에 자신있게 써 넣을 수 있는 대학의 이름을 따기위해 하루 6시간을 학교에 앉아서 허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집중이 없이 타인이 설정해둔 목표에 의미 없이 따라가는 것은, 차후 자신의 미래에 대한 주도권을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에 후회를 하게 되며, 앞으로의 미래에 있어 결정을 하지 못한 채 헤매이게 된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대학생들을 정말 많이 만나보았다. 뚜렷한 목적없이 대학에 와야겠다는 이유만으로 한 공부는 진짜 공부가 아니며, 주도권을 놓친 채 살아가다보면 그에 대한 부정적 경험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학교에서는 단순히 국영수를 가르치며 단기적 성과(좋은 고등학교에 진학시켰는가, 좋은 대학에 보냈는가)에 초점을 두어서는 안된다. 학생들 인생 전반에 있어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하고, 당장의 공부에 도움이 안될지라도 그 좋아하는 것에 미쳐버릴 수 있게 해야한다. 좋아하는 것에 열중, 그것에 대한 공부는 그 어떠한 공부보다도 갚진 공부가 된다. 삶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이 선수되고 나서, 대학에 가야할지와 와야한다. 좋아하는 것을 대학가서 이루고 싶다면 가기 위해 공부를 하면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다음을 이을 현 중학생 세대들에게 해주어야 할 것은,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해주어야 한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님이 말씀했듯이 직업이 아닌, 업의 시대가 왔다. 이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아지경에 빠져버리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하며, 현재의 2,30대의 진로에 대한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물론 그렇다고 2,30대가 잘못 살아왔다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 있어 목적없는 대학공부를 해온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결국은 이들이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더 재미있는 세계를 열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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