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내가 동경해왔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올 수 있었던 TED의 로컬행사인 TEDxHanriver가 열렸다. 이번 글에선 내가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4월초에 스텝 멤버로써 Hanriver에 합류하게 되었고, 7월말 서부터 본격적으로 행사의 준비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맡은 일은 아이스브레이킹 및 액티비티 기획이었다. 그렇기에 주된 작업은 아이디어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일이었고, 나와 함께 일했던 팀원분은 교육쪽에서 일하시는 분인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최종행사에 있어 우리의 아이디어와는 달리, 메인 organizer들의 아이디어인 'before i die'로 결정이 되었다. 처음엔 정말 섭섭한 감정이 미친듯이 올라왔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것도 조직 경험의 일환이었다. 더 나은 아이디어가 결정되고 선택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참여자들의 경험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우리가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더라도 선택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지 못한 나의 문제로 연결된다. 많은 행사를 준비 해보고, 창업을 준비하면서 기획에 있어 자신이 있었지만, 더 큰 세계에서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나 결정권자의 입장에서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내가 무조건 옳다는 사고방식에 갇혀버렸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방식에서 조금만 더 벗어나자 조직 내에서 내 역량이 많이 부족하고, 다른 이들의 기획능력에 대해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내 역량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행사전의 내 역량에 대해 고민했지만,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나는 우리 사회의 가능성을 보았다. 특히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면서 말이다. 사회는 선구적 시각을 가진 몇 사람이 바꿔가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이 모여 조금씩 변화해 가는 것이다. 테드의 행사당일, 150명이 넘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모였다. 이들과 함께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이번 행사였다. 서로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이 모였고, 그들의 네트워킹 속에 우리는 가능성을 보았다. 영향력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변화를 원하는 이들이 모일 수 있게 하는 것에 따라 달려있는 것이다.
강연이 시작되고 나서 나의 마음을 울린 것은 바로 '사회적 가치'였다. 많은 연사자들은 단순한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 이들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가치를 끊임없이 말했다. 이것은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다. 인간이 태어나자 마자 선천적으로 탑재되어 있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협동인 것이다. 약자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의 시작이 바로 사회적 가치인 것이다. 나는 많은 이들이 이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비즈니스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 추구가 아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내 인생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비즈니스의 진정한 목표는 유저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그 경험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윤과 부는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에 불과하다. 우리의 이윤에만 집중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에만 온 신경을 쏟아붇는 꼴이 된다. 경험과 변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날의 사회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날의 강연을 통해 많은 이들이 이 점에 대해 다시금 고민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항상 말해왔지만, 지금의 나를 키워온 5할은 ted라고 봐도 무방하다. ted의 본행사는 아니었지만, 나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행사에서 내가 다른 이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함께 나눠주고 있었다. 가치는 돌고 도는 것이다. 성장이 나만의 성장으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닌, 다른 이들의 성장과 함께 연결되어야 한다. 아니 어쩌면, 성장을 통한 확산은 앞서 말했던 필연적인 일일지도 모른다. hanriver가 끝난 이 순간에도 가치는 피보나치 수열을 그리며 계속 퍼져나간다. 이번 행사를 통해 가치의 확산에 대해 다시금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앞서 서술했듯이 나의 성장에 있어 원동력이 되었다.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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