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노트

방향성 경험, 능동적-최미래

타올라라 2016. 5. 25. 10:27

5/24 스타트업 학회 모임에 연사가 왔다. MAKEUS의 최미래라는 분이 오셨다. 학회장 형의 지인이기도 하고 우리 대학의 졸업생이기도 하다. 

대학생으로써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과 생활은 물론, 과내 여러 학회생활, 토론 동아리 생활, 근로 장학생, 다양한 알바 경험, 인문학 캠프 및 서포터즈 활동을 해왔다. 어찌 보면 나랑 동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사이트를 누적했다. 지금껏 경험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방향성 없는 경험은 지양하자 였는데 미래는 경험에 있어 큰 방향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흥미였다.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는 상관없이 하나의 스펙을 위해 활동한다. 방향성 없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얕은 지식을 가지고 다양한 것을 해왔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다. 미래가 보여준 것은 이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경험이 가지는 힘이었다. 미래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개썅마이웨이' 인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했으며, 그를 바탕으로 경험을 하니, 다른 이들에 비해 수 배가 되는 양의 인사이트를 축적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하나의 사건을 두고도 방향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쌓이는 인사이트가 다른 것이다.

벤처몬 1기로 활동했을 때에도 분명히 경험했었다. 스타트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으려고 온 사람들과 하나의 스펙, 수료증만을 보고온 이들과의 차이는 극명했다. 활동이 진행되고 있을 때, 활동이 끝나고 나서 얻은 것은 벌써부터 큰 차이가 났다. 방향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스타트업의 본질과 목표, 향후 자신이 세상을 위해 수행해야 할 일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한 반면, 수료증 보고 온 이들은 피자 몇 조각먹고 잡소리 떠들다가 갔다. 이들에겐 스타트업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소설에 써넣을 한 줄의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길게 보았을 때, 취업할 때나 창업할 때, 축적된 인사이트의 차이로 삶의 질이 크게 차이가 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방향성 있는 경험은 미래가 가장 큰 예시로 보여준 것이다,

또하나의 중요한 것은, 능동적인 수행이라는 것이다. 미래는 모든 일을 수동적으로 하지 않는다. 대표와 직접 소통하며, 주어진 일을 하기보다 일을 벌려놓는다. 바로 이것이 우리 대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학점이라는 틀안에 갖혀 대학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중심으로, 거기에 더해 수동적으로 움직인다. 우리가 대학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실로 크지 않다. 대학 바깥의 미친 놈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하며 인사이트를 얻어야 하는데 지금의 대학생들은 교수들이 주는 것을 받아먹기 급급하다. 바로 학점이라는 미명하에서 말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대학 내에서 축적시킨 것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능동적으로 나가서 우물 바깥의 햇볕을 받는 순간, 자신이 보잘 것 없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 실력, 역량에 대해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한 차례의 진통을 겪어야 한다. 많은 대학생들이 대학 바깥으로 못 나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진통 때문이다.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대학안에 갖히게 되고, 수동적인 태도로 전환하게 된다. 수동적이라 하면, 주어진 것만 하면 되기에 자신의 역량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물론 비단 대학생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능력도 없는 단체에서 지원받아 쓸모없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이나, 취업률에 목 메단 교수들 역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장 큰 행동의 주체인 대학생들의 수동적 태도가 결국 큰 문제점이라고 본다. 그러니 지금 당장 '대학 안에선 내가 에이쁠'이라는 왕관을 집어 던지고 누더기 걸치고 우물 밖으로 나가라. 우리, 대학생들이 누더기를 걸치고 우물 밖으로 나아가 더 많은 세상을 보고 배우는 순간, 우리는 누더기를 걸친 것이 아닌, 자신만의 멋진 옷을 입고 세상에 우뚝 서 있을 것이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미래의 강연에 대해 나는 의미 있게 들었다. 나보다 몇 백 걸음을 앞서가는 미래를 보며, 내가 꿈꾸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마이웨이를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으며, 나 역시 여전히 우물 밖에선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미래 같은 친구가 계속 해서 나와서 대학생들의 좁은 식견을 넓혀주었으면 한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것을 배워보고 싶은 친구였다.